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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우는 아침 습관

by My Feel Good 2025. 6. 15.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죽음을 통해 바라본 삶의 진정한 의미

죽음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건 언뜻 생각하기에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김영민 교수는 그런 불편한 사유가 우리의 삶을 더 깊이 있게 만든다고 말한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철학적이면서도 현실적인 통찰로 우리가 놓치고 사는 삶의 의미를 다시 보게 만드는 책이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소소한 소재를 통해 삶과 죽음의 관계를 다루는 저자의 글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균형을 유지한다. 죽음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매우 적합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마음에 강하게 남았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

“아침에 단련된 마음의 근육으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의 준비이자 삶의 태도라는 뜻으로 읽혔다. 처음엔 단지 특이한 습관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왜 저자가 이런 말을 하는지 깨달았다. 죽음이라는 명확한 종착지를 인지하면 오히려 매일의 삶이 훨씬 가치 있어진다.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않고, 각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삶에 대한 간절함과 소중함이 죽음을 마주한 뒤에야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모든 이야기들이 결말에 의해 그 의미가 좌우된다. 이것이 바로 ‘모든 인간은 제대로 죽기 위해서 산다’는 말의 의미다.”
이 문장은 내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크게 흔들었다. 평소에는 과정과 결과를 별개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 구절을 읽고 나니 과정과 결과는 완벽히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결국 삶이란 끝이 명확한 이야기이고, 우리가 매일 쓰고 있는 한 페이지씩이 그 결말을 만든다. 내 삶의 마지막 페이지를 어떻게 장식할 것인지 고민하게 만든 구절이다.

책 속에서 유쾌하지만 날카로운 반문 하나가 더 있었다.
“엄마가 ‘결혼할 거니?’라고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고 되물어라.”
명절마다 반복되는 불편한 질문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이자, 삶에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게 하는 문장이었다. 이 반문은 사소한 말장난을 넘어 나의 정체성과 욕망을 구체화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이기도 했다. 이렇게 작은 질문이 내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평범한 일상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다. 김영민 교수는 별것 아닌 듯한 순간들에 자꾸만 질문을 던진다. 왜 그래야만 하는지, 그것이 정말 옳은지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 역시 삶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다. 덕분에 무의미하게 흘러가던 시간들에 조금씩 의미가 더해졌다. 철학적 사유가 일상을 풍부하게 만드는 힘을 느낀다.

이 책은 편하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철학적인 내용이지만 결코 어렵지도 않다. 그래서 더 좋았다. 아침에 짧게 읽으며 마음을 다잡기에도 좋았고, 저녁에 긴 하루를 돌아보며 읽기에도 좋았다.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죽음을 통해, 오히려 내 삶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 어쩌면 삶을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과 마주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그 질문들이 마음에 남았다.

죽음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