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어휘력》 평범한 말을 특별하게 만드는 어휘의 기술

《어른의 어휘력》

어휘력, 어른의 품격을 완성하다

어른의 어휘력 유선경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로 내가 가장 자주 생각하는 것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말이 과연 어른다운가?’라는 점이다. 직장에서 선배나 동료, 후배와의 대화는 물론이고, 가족이나 친구와 평범하게 주고받는 말 한마디까지도 이제는 그 무게가 예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한 번쯤은 다들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 생각 없이 내뱉은 한마디에 관계가 어색해지고, 진심이 오해로 바뀌는 순간.

나는 예전엔 그저 ‘진솔하게 말하는 게 최고다’라고 믿었다. 하지만 실제로 부딪히는 현실은 달랐다. 솔직함이 때로는 무례함이 되고, 감정이 앞서다 보니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어른스럽지 못했구나” 하는 반성이 밀려온다.

《어른의 어휘력》을 처음 집었을 때는 단순히 말 잘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내가 몰랐던 ‘어휘력’의 진짜 의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어휘력은 단순히 어려운 단어를 아는 능력이 아니라, 마음을 다듬고, 상황을 배려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와 깊이 연결돼 있었다.

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문장은 “어휘력은 결국 마음을 다듬는 일이다.” (p.28)다. 직장에서 감정이 올라오거나, 누군가의 말을 듣고 상처받을 때 내가 과연 내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고 있는지 이 문장이 계속 떠올랐다. 그냥 참고 넘기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 지금 왜 이런 말을 하려고 하는지 한 번 더 되묻는 습관이 생겼다.

업무 중 후배가 실수를 했을 때, 예전엔 무심코 “이거 왜 이렇게 했어?”라고 쏘아붙인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엔 “혹시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니?” “다음에는 같이 한번 체크해볼까?”처럼 자연스럽게 어휘의 결을 달리해본다. 생각보다 작은 변화인데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나 자신도 불필요하게 화를 내지 않게 되었다.

 “어른의 어휘는, 함부로 뱉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p.67)라는 대목이다. 특히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 예를 들면 팀 미팅에서 의견이 부딪힐 때 즉각적으로 반박하기보다는 상대의 말을 천천히 듣고, 내 감정을 짧게나마 가라앉힌 후 말을 꺼내는 연습을 했다. 그랬더니 팀원들도 내 의견에 더 귀 기울이고, 오해도 확실히 줄었다.

나는 평소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어휘력은 단어의 양이 아니라, 상대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완성된다.” (p.124)라는 말을 종종 떠올린다. 누군가 힘들다고 털어놓을 때 ‘괜찮아, 다 그런 거야’처럼 쉽게 넘기기보다 “그럴 수 있겠다. 요즘 많이 지치지 않았어?”처럼 공감의 언어로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반복되면서 나는 점점 더 나를 돌아보게 됐다. 특별한 말을 쓰지 않아도 상대를 존중하고, 내 감정을 스스로 정리해 나가는 힘이 어휘력에서 비롯된다는 걸 실감했다.

책에서는 어휘력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도 함께 제시한다. 좋은 글귀를 노트에 옮겨 적고, 상황별로 쓸 수 있는 말들을 메모해두기도 한다. 실제로 나도 매주 한두 번 ‘이번 주 내가 후회했던 말’ ‘고마웠던 한마디’ 이런 식으로 정리하며 내 어휘 습관을 점검한다.

이 책이 말하는 어휘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연습하고, 의식적으로 다듬어야 하는 능력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나 역시 완벽하지 않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어른의 어휘력》을 읽고 나서 나는 ‘말’이 내 감정과 성격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서툴러도 괜찮지만 내가 쓰는 말, 내가 고르는 단어 하나하나가 내가 어떤 어른인지 보여준다는 점을 잊지 않으려 한다. 말 한마디가 내 인생을 바꾼다는 이 단순한 진실을 늘 마음에 새기며 살고 싶다.

말과 마음이 함께 깊어지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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