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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무례한 사람을 다루는 법》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단호함

by My Feel Good 2025. 6. 11.

《무례한 사람을 다루는 법》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단호함

《무례한 사람을 다루는 법 》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단호함

살다 보면 정말 이유 없이 무례한 사람을 마주치게 된다. 지하철에서, 직장에서, 가족 모임에서조차. 문제는 그 무례함이 불쾌함에 그치지 않고, 내 자존감과 감정을 갉아먹는다. 《무례한 사람을 다루는 법 》 은 그 상황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나를 보호하면서도 품위를 지킬 수 있는지, 흔들리지 않고 대처할 수 있는 단단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이 책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심리학 이론을 늘어놓는 게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상황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직장 상사가 무례하게 비꼬거나, 친구가 선을 넘는 말을 할 때, 혹은 가족이 사소한 말로 상처를 줄 때 우리가 얼어붙고 말문이 막히는 바로 그 순간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이 부분이 가장 공감이 갔다.) 그리고 나서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어떻게 거리를 두면 좋을지를 직접 연습할 수 있게끔 구성되어 있다.

“사람은 자신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른 채 말하는 경우가 많다.” (p.41)
이 말을 읽고 나는 오래전 한 친구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넌 너무 예민해서 피곤해.” 그 말은 그저 농담처럼 툭 던져졌지만, 나에게는 오랜 시간 동안 남아있던 가시였다. 이 문장은 그런 말을 했던 사람이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게 만들었다. 대신, 그 말을 들은 나는 충분히 상처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도 말해준다. 이 책은 ‘무례함’이라는 감정이 주관적인 것이며, 상대의 의도가 어떠했든 내가 불쾌했다면 그건 무례한 거라고 명확하게 정리해준다.

“침묵은 방어가 아니라 동조다.” (p.113)
우리는 관계가 불편해질까 봐, 분위기를 깰까 봐 무례함 앞에서 침묵하곤 한다. 하지만 그 침묵은 오히려 상대에게 “이 정도는 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준다. 예의 없는 말에 아무 말 없이 웃는 것, 명백한 모욕을 그냥 넘기는 것, 그 모든 것들이 결국 나 자신을 깎아내리는 행동일 수 있다는 걸 이 문장을 통해 깨달았다. 하지만 실천하기엔 아직 자신이 없는 내 자신이다. 그렇지만 가장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 문장이었다.

“그 사람이 무례한 건 당신 탓이 아니다.” (p.181)
이 문장은 짧지만, 나를 단단하게 잡아줬다. 무례한 말을 듣고 나면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예민한 건가?’ 하고 자책하게 되는 순간이 많았다. 그런데 이 문장은 단호하게 말해준다. 무례함은 가해자의 몫이지, 피해자가 짊어질 책임이 아니다. 내가 그 상황에서 불쾌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의 감정은 정당하다.

이 책은 단지 사람을 ‘이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나를 잃지 않으면서 상대에게 경계를 세우는 법을 알려준다. 그건 단호함이기도 하고, 동시에 나 자신을 존중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더 이상 웃으며 넘기지 않아도 된다는, 침묵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 메시지는 굉장히 큰 위안이었다. 그리고 나의 행동으로 인해 나 스스로를 깎아내리진 않았는지, 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도 하고 새롭게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 역시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경계는 상대를 밀어내는 게 아니라,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거리라는 걸 잊지 않기를.